주교 임명 협약, 교황청의 굴욕적 타협
협약의 핵심 내용은 중국 정부가 주교를 추천하면 교황이 이를 승인하는 방식이다. 바티칸은 이를 통해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의 종교적 자유를 확대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협약 체결 후 중국 정부가 임명한 주교들 중 일부는 신학적 자격이 부족하거나 심각한 부패 의혹에 휩싸였다. 특히, 두 명의 주교는 첩을 두고 있다는 논란까지 발생하며 가톨릭 교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바티칸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신자들은 "바티칸이 중국 공산당과 타협하기 위해 교회의 원칙을 희생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탄압받는 지하 교회, 바티칸은 침묵
협약 이후 중국 공산당은 지하 교회에 대한 탄압을 대폭 강화했다. 지하 교회는 교황청의 권위를 인정하지만, 중국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지 않은 공동체로, 협약 체결 전부터 감시와 억압의 대상이었다.
허난성에서 활동하는 류 취안파(Liu Quanfa) 신부는 협약 이후 극심한 탄압을 받고 있다. 그는 이동 제한과 생계 보조금 중단으로 신자들의 구호금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으며, 그의 교구는 강제 폐쇄되었다. 이처럼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은 더욱 가혹한 상황에 처했지만, 바티칸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홍콩 민주화 운동과 바티칸의 무응답
2019년 홍콩에서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자, 홍콩의 요셉 젠(Joseph Zen) 추기경은 시위대를 지지하며 중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교황의 침묵은 많은 신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국 공산당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하 교회를 배신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홍콩 시민들과 가톨릭 신자들은 교황이 최소한의 지지라도 표명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끝내 바티칸은 침묵을 유지했다.
협약 추진 과정의 도덕적 문제
협약 추진 과정에서도 도덕적 논란이 불거졌다. 협약 체결을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이 성범죄 혐의로 사임한 테오도어 맥캐릭(Theodore McCarrick) 추기경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협약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맥캐릭 추기경은 1980년대부터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결국 교황청의 조사 끝에 사제직을 박탈당했다. 이런 인물이 바티칸-중국 협약을 주도했다는 사실은 가톨릭 교회의 도덕적 권위에 큰 타격을 주었다.
공산주의와의 위험한 타협
1937년 비오 11세 교황은 공산주의를 “잔인하고 뻔뻔스러운 허위의 메시아 사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무시하고 중국과 타협을 선택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협약을 통해 가톨릭 교회를 더욱 강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심지어 성경을 공산당 이념에 맞게 재해석하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또한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교회 출입과 종교 활동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면서 종교적 자유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바티칸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도덕적 리더십을 잃어가는 교황청
프란치스코 교황의 중국 정책은 가톨릭 신자들을 보호하기보다는 정치적 타협을 통한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대가는 신자들의 희생이었다.
중국 내 지하 교회 신자들, 홍콩 민주화 운동 지지자들, 그리고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교황이 정의와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바티칸의 침묵은 계속되고 있으며, 교황의 도덕적 권위는 점점 흔들리고 있다.
교황청이 진정한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탄압받는 신자들과 함께하는 정의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와 인권에 대한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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